신용회복경험담
무너졌던 삶에서 다시 붓을 들기까지
- 최고관리자 11일 전 2025.05.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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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하지만 소중했던 일상
서른을 앞둔 저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작지만 분명한 행복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전시회에 작품을 내고, 간간이 들어오는 외주 작업으로 수입을 이어가며 '나만의 길'을 걸어간다는 자부심도 있었죠. 수입이 일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아침엔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는 삶이 참 좋았습니다.
2. 전개: 한순간의 선택, 깊어지는 수렁
문제는 '투자'라는 단어를 접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지인들의 말에 솔깃했고, 처음엔 소소하게 시작했지만 어느새 '더 벌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죠. 결국 레버리지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증권사에서 신용을 받고, 모자란 자금은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로 메꿨습니다.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계좌의 수익은커녕 손실만 쌓였고, 눈덩이처럼 불어난 채무는 어느새 9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때쯤 제 일은 줄어들고 있었고, 매달 돌아오는 이자와 연체 독촉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3. 위기: 무너진 심리와 개인회생 결심
결정적인 계기는 독촉 전화가 부모님께까지 간 것이었습니다. 평소 제 일을 응원해주시던 부모님의 당황한 목소리를 듣고, 한없이 작아진 제 자신을 느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개인회생을 검색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결심까지는 쉽지 않았습니다. 자존심도 상했고, 내가 실패자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달 이상을 고민했고,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자 “너무 늦기 전에 법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처음 상담받으러 갈 땐 손이 덜덜 떨렸어요. 낯선 절차, 내가 과연 자격이 될까 하는 불안감, 모든 게 두려웠습니다.
4. 해결: 회생 절차를 통한 회복의 시작
처음 상담부터 법원의 인가 결정까지는 약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채권자가 4곳이나 되고 금액도 컸던 만큼 자료 준비와 소명 과정이 복잡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진행했습니다.
법원은 저의 상황을 고려해 36개월간 매달 약 35만 원을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해줬습니다. 생계는 가능하지만 허리띠를 꽉 졸라야 하는 수준이었죠. 중간중간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꾸역꾸역 버텼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내가 이 상황에까지 왔구나’ 하는 자책이었습니다.
법원에 직접 출석했던 날도 기억납니다. 법복을 입은 판사 앞에서 제 삶을 설명하는 순간, 부끄럽고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판사님은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절차를 진행해주셨습니다. 그 후 인가가 떨어졌고, 저에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5. 결말: 다시 붓을 들며
지금은 개인회생 진행 중이고, 변제금은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유롭진 않지만, 더 이상 독촉전화에 벌벌 떨지 않아도 되고,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평온함이 생겼습니다.
요즘은 재정적인 부분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 노력 중이고, 앞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전엔 ‘돈’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지속 가능한 삶’이 목표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저처럼 빚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망설이지 말고 상담부터 받아보세요. 회생은 실패자가 되는 게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저도 그 기회를 잡아, 다시 제 길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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